빌딩 공매는 경매와 무엇이 다른가

청담동 1번지가 남긴 것

빌딩 공매는 경매와 무엇이 다른가 — 1,680억에 나와 1,121억에 낙찰된 청담동 1번지, 공매 입찰 전 확인할 네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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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이 공매로 나오면 두 가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가격이 빠르게 내려간다는 것, 그리고 경매보다 싸 보인다는 것입니다.

둘 다 사실입니다. 다만 그 대가로 매수자가 인수해야 하는 것이 다릅니다. 공매 매각공고에는 대개 “법률적·사실적 제한사항은 매수자가 인수한다”는 조항이 들어갑니다. 유치권이 걸려 있어도, 현장에 점유자가 있어도 매수자가 안고 갑니다.

이 글은 그 차이를 정리한 것입니다. 2026년 상반기 청담동 1번지 공매를 사례로 씁니다.

공매는 왜 나오나 — 두 갈래

공매라고 다 같은 공매가 아닙니다. 나오는 경로가 다르고, 경로에 따라 봐야 할 것도 달라집니다.

신탁 공매는 소유권을 신탁사에 맡긴 물건에서 나옵니다. 신탁사가 “이 건물은 더 이상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신탁 물건을 매각해 채무를 정리합니다. 신탁 명의로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했는데 상환하지 못한 경우가 전형적입니다.

공공 공매는 세금 체납이나 국가자산 처분에서 나옵니다. 국세·지방세가 체납되면 압류 후 공매로 넘어가고, 경찰서나 소방서 부지 같은 국가자산을 매각할 때도 공매로 처리됩니다.

청담동 1번지는 앞쪽입니다. 신탁 명의로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했고,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신탁사가 공매로 내보냈습니다.

경매와 무엇이 다른가

표 6행
경매공매
진행 주체법원신탁사 ·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절차 속도상대적으로 느림훨씬 빠름
유찰 주기통상 1개월 단위물건마다 다름 — 3일에 한 번, 하루 두 번도 있음
유찰 하락폭경매보다 큰 편
최종 단계재매각수의계약 가능
권리 인수말소기준권리로 정리매각공고 조건에 따라 인수

속도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어떤 공매는 하루에 두 번 유찰시켜 일주일 안에 모든 절차를 끝냅니다. 청담동 1번지는 3일에 한 번씩 유찰됐습니다.

가격이 빨리 내려가니 기다리면 유리해 보이지만, 그만큼 판단할 시간도 짧습니다. 유치권 여부를 확인하는 데 며칠이 걸리는데 그사이 회차가 지나갑니다.

맨 끝까지 유찰되면 수의계약도 가능합니다. 다만 거기까지 가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보통 그 전에 입찰이 들어옵니다.

청담동 1번지에서 벌어진 일

지번 자체가 상징인 자리입니다. 원래 이름은 디아드청담, 이후 청담원으로 바뀐 물건입니다.

  • 2019년 535억 2천만 원 — 평당 약 2억 2천만 원
  • 매수인이 명도와 멸실을 마친 뒤
  • 2021년 1,010억 원 — 평당 약 4억 1천만 원에 재매각

2021년 거래 이후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건축비와 철근 등 자재값이 크게 올랐습니다. 원래 조감도를 그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절충한 형태로 지어졌습니다.

설계는 세계적인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가 맡았고, 그 설계도로 마케팅을 크게 했습니다. 회원제 사교클럽이 사업 모델이었습니다. 회원가는 개인과 법인이 달랐지만 평균 8~10억 원 수준, 400명 유치가 목표였고 연회비도 별도로 약 1천만 원을 계획했습니다.

그런데 완공된 결과물이 조감도와 달랐습니다. 계약한 회원이 많지 않았습니다. 채무를 감당하지 못했고, 신탁사가 공매로 내보냈습니다.

  • 1회차 최저입찰가 1,680억 원
  • 5차례 유찰
  • 2026년 6월 17일 6회차에서 1,121억 원 낙찰
  • 평당 약 4억 5천만 원 · 감정가 1,320억 원 대비 약 85%
  • 대지 795.2㎡(약 241평), 지하 4층~지상 16층, 2022년 9월 착공·2025년 5월 준공

6월 초 현장에서는 도산대로변 시세를 근거로 평당 5억 초반, 약 1,200억 선에서 3~4회차 낙찰을 예상했습니다. 실제로는 두 회차를 더 가서 1,121억에 정리됐습니다. 예상보다 낮았습니다. 땅값이 흔들려서가 아니라, 당시 유치권이 정리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 컸다고 봅니다. 얼마를 더 물어야 할지 모르는 채로 1,000억대 입찰가를 적기는 어렵습니다. 회차가 길어진 만큼 가격이 내려갔습니다.

낙찰자는 렌탈·통신가전 플랫폼 아정당을 운영하는 김민기 대표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건물을 헐지 않고 대수선 리모델링을 거쳐,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뷰티·성형 복합시설로 용도를 바꿀 계획이라고 보도됐습니다.

현재 이 건물은 외벽 전체가 아정당 광고로 덮여 있습니다. 인터넷·TV·정수기 렌탈 상품을 알리는 대형 옥외광고이고, 낙찰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브랜드 광고입니다.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리모델링에 착수하기 전까지 건물을 비워두지 않고 광고 매체로 쓰고 있습니다. 도산대로변이라 노출이 크고, 공사 전까지의 보유 기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 방식입니다. 대형 물건을 취득한 뒤 인허가와 설계에만 수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기간을 어떻게 쓸지도 매입 계획의 일부입니다.

공매로 낙찰된 청담동 1번지 건물 외벽 전체를 덮은 아정당 광고 — 리모델링 착수 전 옥외광고 매체로 활용 중인 모습
낙찰 이후 현장. 리모델링 착수 전까지 건물 외벽이 광고 매체로 쓰이고 있습니다. (2026년 8월 촬영)

공매 입찰 전 확인할 네 가지

1. 매각공고의 인수 조항

건물마다 매각공고가 다릅니다. 대부분 “법률적·사실적 제한사항은 매수자가 인수한다”는 조항이 들어갑니다. 이 한 줄에 유치권, 점유, 미해결 채무가 전부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고문을 끝까지 읽으셔야 합니다. 요약본이 아니라 원문입니다.

2. 현장 점유 상태

청담동 1번지 촬영 당시에도 현장 앞에 용역이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유치권 주장인지 회원권 관련 채무인지는 그 시점에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 사안이었습니다. 등기부에 안 나옵니다. 현장에 가보셔야 압니다.

그리고 이 건은 낙찰 이후 유치권이 해결됐습니다. 지금은 현장을 지키던 용역도 없습니다. 공매 물건의 유치권이 반드시 끝까지 남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다만 순서를 뒤집어 읽으시면 안 됩니다. 입찰 시점에는 해결될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해결 비용이 얼마일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입찰가를 적어야 했고, 그 불확실성이 가격에 그대로 반영됐습니다. 결과적으로 유치권을 감당할 수 있었던 쪽이 가져갔습니다.

3. 건물분 부가세

일반 근린생활시설이나 오피스, 상가를 매수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건물분 부가세는 별도입니다. 총 거래금액에서 건물분을 따로 계산해 부가세를 매도인에게 지급하고, 매수인은 이를 환급받습니다.

공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담동 1번지의 경우 공매가에 건물분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었고, 그 금액이 약 20억 원 규모였습니다. 절차를 밟으면 환급 대상입니다. 입찰가를 판단할 때 이 금액을 감안해야 실제 부담이 보입니다.

4. 당해세 독소조항

과거 공매 공고에 재산세나 당해세를 매수자가 부담한다는 조항이 들어간 사례가 있었습니다. 금액이 크면 낙찰가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청담동 1번지는 과세 기준이 “잔금일 또는 매매완결일 중 빠른 날짜”로 표시되어 있어 이 부분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물건마다 다르므로 매번 확인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공매와 경매는 무엇이 다른가요?

진행 주체와 절차 속도가 다릅니다. 경매는 법원이, 공매는 신탁사나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진행합니다. 공매는 유찰 주기가 짧아 하루 두 번이나 3일에 한 번 진행되기도 하며, 유찰에 따른 가격 하락폭도 경매보다 큰 편입니다. 대신 유치권 등 권리관계를 매각공고 조건에 따라 매수자가 인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탁 공매는 왜 나오나요?

소유권을 신탁사에 맡긴 상태에서 신탁 명의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진행했는데 채무를 상환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신탁사가 해당 물건의 회생이 어렵다고 판단하면 매각해 채무를 정리합니다.

공매로 낙찰받으면 유치권도 인수하나요?

매각공고 조건에 따릅니다. 대부분의 공고에 “법률적·사실적 제한사항은 매수자가 인수한다”는 조항이 있어 유치권과 점유를 안고 가게 됩니다. 등기부만으로는 확인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현장을 확인하고 공고 원문을 끝까지 읽으셔야 합니다.

공매에서 건물분 부가세는 어떻게 되나요?

공매가에 건물분 부가세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 절차를 거쳐 환급받을 수 있습니다. 규모가 큰 물건에서는 수십억 원에 이르므로 입찰가를 판단할 때 반드시 감안해야 합니다.

끝까지 유찰되면 어떻게 되나요?

수의계약이 가능해집니다. 다만 그 단계까지 가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대개 그 전에 입찰이 들어옵니다.

정리

  • 공매는 경로가 두 갈래입니다. 신탁 공매인지 체납 공매인지에 따라 봐야 할 것이 달라집니다
  • 경매보다 절차가 빠르고 유찰 하락폭이 큽니다. 대신 판단할 시간도 짧습니다
  • 가격 이점의 대가는 인수 조항입니다. 유치권과 점유는 매수자가 안고 갑니다
  • 건물분 부가세는 환급 대상입니다. 입찰가 판단에 반영하셔야 합니다
  • 당해세 조항은 물건마다 다릅니다. 매번 공고 원문을 확인하세요

청담동 1번지는 1,680억에서 시작해 1,121억에 정리됐습니다. 약 559억이 빠졌습니다. 땅의 가치가 흔들려서가 아닙니다. 지번의 상징성과 도산대로변 입지는 그대로였습니다. 인수해야 할 것이 불확실하면 가격은 그만큼 내려갑니다.

공매의 싼 가격은 할인이 아니라 위험의 값입니다. 그 위험을 확인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됩니다.

빌딩 매입·매각을 검토 중이시면 상담 문의로 남겨 주세요. 경매·공매 현장은 유튜브 빌사남 채널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1,680억 청담동 빌딩, 결국 공매 터졌습니다 (빌사남 TV, 2026년 6월)

정리

  • 공매는 유찰 하락폭이 크지만 판단할 시간이 짧습니다.
  • 가격 이점의 대가는 인수 조항입니다. 유치권과 점유는 매수자가 안고 갑니다.
  • 당해세 조항은 물건마다 다르므로 매번 공고 원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 청담동 1번지는 1,680억에서 1,121억에 정리됐습니다. 싼 가격은 할인이 아니라 위험의 값입니다.

김윤수 · BSN빌사남 대표

  • 공인중개사 (2009년 취득)
  • BSN빌사남 대표
  • 저서 4권

BSN 빌사남 대표. 2009년 공인중개사 자격을 취득한 뒤 상업용 빌딩 거래 현장에서 일해 왔습니다. 2016년 빌사남 사업을 시작하며 국내 최초로 빌딩 실거래가 조회 앱을 내놓았고, 2017년 BSN빌사남부동산중개법인을 세웠습니다. 《빌사남이 말하는 빌딩 투자의 모든 것》 등 빌딩 투자 분야 저서 네 권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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